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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19년 3월 28(목) 막14:32-42 큐티목소리나눔>“아... 겟세마네...”

<2019년 3월 28(목) 막14:32-42 큐티목소리나눔>
“아... 겟세마네...”

1. 예수님의 고뇌와 탄원, 순종
 * 예수님은 하나님의 자리에서 인간의 몸을 입고 33년여를 살았습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으로... 그런데 이제 끝이 눈앞에 보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또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죽음이기에 더더욱 죽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렬하게 일어나는 상황.
 * 지금까지 예수님은 매우 강한 분이셨습니다.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향해 야단을 치시기도 하고, 성전에서 불같이 화를 내시며 청소하기도 하고, 그를 대적하는 사람들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으로 역공하시며 입을 막으시고, 위기를 농담으로 넘길 줄도 아시는...
 * 그러나 지금 이 겟세마네에서의 예수님은 자신의 운명을 향해 담담하게 나아가는 강한 분이 아니셨습니다. 가장 연약하고, 가장 처절한, 맨붕 직전의 상황에 처한 남자.

 * 이 맨붕 직전에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를 찾습니다. 세 번 간절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탄원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소서...”
 * 가장 직설적으로 자신의 상황에서 원하는 바를 요청하는 주님. 하지만, 여기에 반전이 있습니다. 바로 아버지 앞에서,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예수님 당신의 의지를 동시에 고백하는 거죠. “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 실제로 아버지는 “No!”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ㅠㅠ(예수님의 기도 내용이 바뀌는 것을 통해 짐작해 보건데...)

 *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기도,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내 삶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예수님은 이 고통의 순간에 같이 올려드렸고, 받아들였습니다.
 * 제가 드리는 기도. 매일, 위기나 고통, 선택의 순간 드리는 기도를 떠올려봅니다.
  “아버지, ~~를 원합니다. 도와주소서.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아버지의 뜻이 제게 이루어지게 하소서”
 라는 기도가 말로만이 아닌,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고통스런 결단 가운데 받아들이는 자세 가운데 드려지길, 또 그렇게 살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2. 깨어있어, 같이 기도하면 안 될까?
 * 예수님은  그동안 같이 동고동락했던 가장 친밀한 제자들에게 이 괴로운 순간에 같이 있기를 청하셨습니다. 깨어서 같이 기도하자고...
 * 하지만, 그들은 넘 빡빡한 일정과, 예수님이 보이시는 이해되지 않는, 아니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으로 인한 고민 등등으로 넘 피곤하여 그만 잠들고 맙니다. 세 번씩이나 깨우고 기도하자고 요청했건만...
 * “깨어있음”... 지금 예수님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분명 같이 기도에 동참했을 것이나... 그들에겐 자신의 상황 외에는 별 생각이 없었거나, 지금까지 그저 커 보이기만 했던 예수님인지라 그에게 무슨 고통과 고민이 있으랴... 라는 안일한 마음이었거나... 하여간 “깨어있지 못함 = 알아차리자 못함 = 잠들어 있음”...ㅠㅠ

 * 저는 오래 전에 수련회 중에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 그만 깨어있지 못해서, 정확하게 알아차리지 못해서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 늘 그때가 떠오릅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옆의 누군가가 생의 기로에서 괴로워하고, 삶의 무게에 신음하면서 같이 깨어 있어주면 안되겠냐고 말없이 요청하고 있을 수 있는데... 거리가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구체적 말이나 문자를 보내왔든, 그저 페북에 스쳐지나가는 한숨 속에 알아차린 이야기든.. 함께 깨어있어 기도할 이야기들에 내가 무디어지지 않고, 마음과 시간을 내어 기도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또 때로는 걍 곁에 있어줘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그 자리에 같이 있어 손이라도 잡아주는 사람이 되길 소망합니다.

3. 일어나 함께 가자!!
 * 이 말씀하고 동일한 말씀이 아가서2:10에 나온다는 사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꽃피고 새들의 노래하는 계절이 이르렀는데....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 함께 가자!!”
 * 놀라운 사랑의 초대, 아름답고 평화로운 에덴동산, 하나님나라로 부르시는 초대.
 * 그러나 우리는 그 아름다운 초대와 더불어 예수님이 지시는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에도 같이 가자고 초대하시는 겟세마네에서 하신 말씀, “이제 때가 되었다. 일어나 함께 가자!”라는 말씀도 같이 듣습니다.
 * 부디 그 길에 부르시는 초대에도 기꺼이 같이 갈 수 있는 삶이 되길~~~
 * 그렇게 살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