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19년 2월 22일(금) 막9:30-37 큐티목소리나눔>“나를 내려놓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 지점에 서서”

<2019년 2월 22일(금) 막9:30-37 큐티목소리나눔>
“나를 내려놓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 지점에 서서”

***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서 제자공동체를 확실하게 세우고 자라게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십니다. 갈릴리지역으로 돌아오셔서도 다른 사람에게 신경이나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오직 제자들에게 당신의 사역(고난, 죽으심, 부활)을 알려주신 다음, 그들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나라의 모습, 특히 서로서로의 관계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지 가르치십니다.

1. 제자들의 논공행상(論功行賞) 다툼에 발끈 하신 예수님.
 * 그러나 제자들은 여전히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 비유로 말씀하신 것도 아닌데, 이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이해도 못하면서 감히 물어보지도 못합니다. 이유는 그들 속에 갖고 있는 메시아에 대한 그림, 또 그 메시아를 따라다니는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그림이 예수님 말씀으로 인해 완전 뒤죽박죽  되었기 때문입니다.
 * 제자들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려는 예수님의 스케줄을 예상하고서 벌써부터 자신들이 꿈꾸던 메시아의 사역, 로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고 독립왕국을 이루시고, 예수님이 왕으로 등극하는 시나리오를 다 써놓았습니다. 그러면 자신들은 건국공신들이 될 테니까, 이제부터 논공행상에 들어간 거죠. 서로서로 누가 더 큰 공을 세웠는지 다투기 시작한 겁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당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강조하셨건만...쯧쯧쯧...ㅠㅠ
 * 예수님께 순전한 마음으로 그 말씀이 뭔 뜻인지, 메시아의 스케줄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 시간표와 그림에 따르면 자기들은 뭘 해야 할 것인지.. 등등 물어봐야 하는데, 마음 속에 딴 생각들이 충돌하고 있으니 물어보지도 못할 수밖에요...ㅠㅠ
 *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제자 공동체가 앞으로 어떤 질서를 갖고 살아야하는지 가르치고 다듬어 놓아야할 필요가 시급하고 절실한 상황입니다. 때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저러고들 있으니...ㅠㅠ
 * 예수님 왈, “하나님 나라 질서는 이 세상과는 거꾸로란다. 세상에서는 권세 잡은 사람은 엄청 커 모이지. 뭐든 다 할 수 있는 능력자처럼 보이지. 반대로 어린아이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시당하는 사람일거야. 근데, 하나님나라에서는 이걸 거꾸로 바라보면 된단다.
 누구든지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연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낼 줄도 알고,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더 높고 크게 바라보고 신기해하며 늘 질문하고 배우려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이 하나님나라에서는 최고로 대접을 받는단다.”
 (격이 있는 헬라어-신약성경의 언어-에서 ‘아이’는 남성, 여성도 아닌 중성 명사, 곧 물건취급을 받는 존재였음...ㅠㅠ)
 * 예수님의 얘기는 계속됩니다. “더 나아가서 세상에서는 무시되고, 심지어 여자아이로 태어나면 걍 짐승의 밥으로 던져버리기도 하는, 그런 어린 아이를 영접하면(기꺼이 사랑하고 인격으로 대접하고 받아들이면), 이건 바로 하나님나라의 왕인 나를 영접하는 거야.”
 * 게다가 하나님 나라에서는 첫째 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꼴찌자라에서 섬기는 사람이란다.

2. 제자들의 뿌리 깊은 세상적 가치관을 완전히 갈아엎으시기 위해 아예 작정하신 예수님
 * 제자들이 받았을 충격이 얼마나 클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까? 완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거죠. 자기들은 메시아 예수님을 이만큼 따라다니고 섬겼으니, 하나님나라에서 떡하니 한 자리 차지하고 권세를 부릴 줄 알았었는데... 꼴찌자리에서 섬기는 게 최고라고라고라... 게다가 “누구든지” 예수님을 순전한 마음으로 영접하기만 하면 하나님나라에서는 “똑같이”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이라는데...끙...

 **** 마가복음을 따라 읽다보면 제자들이 참 측은해보입니다. ‘아니.. 이쯤 되면 예수님 말씀하시는 걸 이해하고도 남을 텐데.. 변화산에서 그런 신비한 체험도 했는데 말야...’
 * 근데, 가만 본문을 따라 묵상해보니, 아무리 멋진 경험을 했어도 내 마음을 비우지 못하면 예수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내가 가진 선입관들, 그동안 축적된 이 세대의 가치관, 남들처럼 살고 싶은 욕구, 아니 더 잘 살고 싶고, 더 나은 삶을 살고픈 가치관을 비우지 않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어느 지점까지는 가능하지만, 그 다음 스텝으로는 영원히 못 나아가는 거죠. 왜냐면 결국은 예수님을 따라 살면 내가 가진 가치관(성공, 안전, 등등)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지점이 예수님과 충돌하니까요. 예수님은 “나를 따라 사는 거란, 내가 주도하고 내가 공급하고 내가 이끄는 삶의 리듬을 새롭게 배우는 거란다.”라고 말씀하시니까요...
 * 제자들은 벌써 3년을 예수님 따라다녔고, 이제 이 저점에 섰습니다. 내가 기대하는 메시아, 내가 알고 있는 메시아를 버리고, 눈앞에 계시는 예수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걸 곧이곧대로 듣고 따라야하는 지점에 말입니다.
 * 나 역시 예수님을 따라 살아온 세월 속에서 언젠가는 바로 이 지점에 서서 이 질문을 듣게 되는 거고, 지금이 바로 그 때인지도 모르구요... 그 결단에 따라 그 다음 스텝, 하나님의 엄청난 부요함을 누릴지 아님 바깥 어두운데서 이를 갈고 있을지가 결정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