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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바울이 로마 성도들을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까닭은?”

<2019년9월4일(수) 롬1:8-15 큐티목소리나눔>
“바울이 로마 성도들을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까닭은?”

1. 로마에서 모이는 교회.
 * 로마는 일곱 언덕 위에 세워졌다고 하잖아요? 테베강이 굽이굽이 흐르는 옆에 자그마한 언덕 일곱 개를 중심으로 왕궁과 신전, 주택들을 짓고 성벽을 둘러쳐서 도시가 되었습니다. 부유한 귀족들은 언덕위에 집을 지었고, 가난한 평민들은 강 주변에 옹기종기 집을 지었습니다. 홍수가 자주 있었고, 그때마마다 저지대는 침수를 겪어야 했고, 높은 곳에 있는 귀족들은 아무런 피해도 없었습니다.
 * 로마에 있는 유대인집단거주지는 보나마나 이 낮은 동네, 평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있었을 겁니다. 복음이 로마에 도달하기 좀 전, 클라우디우스황제 때 유대인집단거주지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유대인들의 독특한 사상과 문화로 인해 주변 다른 민족들과 자주 충돌이 있었을 거고, 그런 게 소요사태로 발전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유대인들 중에 몇몇이 복음을 들고 찾아왔다가 동족들 사이에서 분란이 일었을 수도 있구요. 암튼 그래서 클라우디오스황제는 유대인 추방령을 내립니다(행18장,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그 때 추방된 사람임). 그 뒤 다시 네로황제가 등극하고서는 유대인복귀 명령을 내렸고, 다시 유대인 거주지역이 형성되었습니다.
 * 다시 돌아온 유대인 중에는 바울로부터 복음을 듣고 간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이 중심이 되어 교회가 탄생했습니다. 몇몇이 집에서 모이는 거죠. 그들 중에는 바울의 먼 친척도 있었고.. 암튼 15장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바울과 복음의 교제를 해왔던 사람들이 몇몇 있는 것 같습니다.
 * 바울로부터 복음을 들은 사람들은 아마 자유롭게 주변의 비유대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했을 거고, 자연스럽게 ‘유대인 + 비 유대인 교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들 속에 문화적인, 기존 모태로부터 타고난 종교적 배경에 따른 약간의 긴장들이 존재할 것 같다는 건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 한편, 로마는 정치, 군사적으로 세계를 지배했지만, 로마보다 조금 앞선 그리스문화가 보편적으로 계속 귀족문화로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로마귀족 집안의 가정교사들은 모두 헬라(그리스) 출신이었습니다. 그리스사람들의 자부심은 로마 세계 속에서도 헬라어를 계속 사용하는 것에서 드러납니다. 그들은 헬라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야만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주변민족을 다 오랑캐로 부르는 것하고 비슷하죠.^^
 * 로마에 있는 교회 안에는 이런 백그라운드를 가진 다양한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끽해야 몇 십 명, 아님 겨우 백 명 정도? 모이는 거죠. 리더들의 집집에서..(이상 톰라이트 에브리원주석 참고)

 2. 너희에게로 가고 싶은 까닭은..
 * 이렇게 모인 사람들에게 바울이 편지를 씁니다 먼저는 그들을 향해 기도하는 것부터 기록합니다. “여러분으로 인해 그 믿음의 소문이 온 세상에 퍼지고 있음에 주님께 감솨감솨할 따름입니다.”
 * 거대한 로마시에서 변두리 하찮은 동네에 조그맣게 몇 명, 다양한 민족들의 사람들이 몇 명 모이는 것을 두고 ‘믿음의 소문이 온 세상에 퍼지고 있다’고 바라보는 바울의 시선이 다소과장처럼 보입니다.
 * 바울의 눈으로 보면 결코 과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마세계의 삼장부에서 이미 하나님이 일을 시작하고 계심을 본 바울로서는 이제 온 세계가 복음으로 뒤집어질 것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말예요.
 * 저는 82년도에 대학을 들어갔습니다. 엄중한 전두환군사독재 시절, 들어가서 자회과학을 공부하는 지하써클에 가입을 했습니다. 학교 주변 자취방에 삼삼오오 모여 시대를 공부하고, 책이 없어서 일어를 배워 서로 번역하면서 읽고 공부했던 사람들, 그때 저는 이렇게 작은 인원이 모여 언제 군사독재를 뒤집어엎을 수 있을까? 대략 난감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소수가 전국 각 대학에 풀뿌리처럼 퍼져있었고, 더러는 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줄기차게 이곳저곳에서 작은 데모와 소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자 전국에서 활활 타오르는 횃불이 되었고, 공장으로 간 선후배들의 눈물은 이어진 7,8월의 노동자 대투쟁, 민주노조 건설 운동의 핵심동력이 되었습니다. 역사가 바뀐 거죠.
 * 바울이 꿈꾸고 있는 복음으로 뒤덮인 세상, 그 출발이 지금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믿음의 소문이 “온 세상”에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마침내 313년 로마는 기독교가 국교가 됩니다.

 *** 지금 온 세상에서 기독교가 욕먹고 있는, 악의 온상처럼 여겨지는 상황, 너무나 많은 가짜 기독교인들이 깽판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하나님나라를 살아가고자하는 제대로 된 복음을 붙잡고 모이고 있는 교회들이 아무리 소수일지라도 이미 하나님은 그 일을 이들을 통해 온 세상에 전파하고 계시며 확장시키고 계심을 믿고 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된 복음을 알고 재대로 살아가기를 포기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다짐해봅니다. 

 * 바울은 이 로마의 교회 성도들이 무척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몇 번이나 가고자 하였으나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못 갔노라고 아쉬워합니다.
 * 바울이 그렇게 꼭 가고 싶은 까닭은, 앞서 말한 것처럼 로마교회가 다양한 사람들로 이뤄져있어서 그 작은 교회 안에서 벌써 이런저런 갈등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직접 가서 그들의 믿음을 격려하고, 또 갈등도 풀어서 굳건한 교회가 되게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못가서,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겁니다. 이 갈등을 풀어낼 복음의 진수는 앞으로 계속 묵상을 하다보면 나올 겁니다^^
 * 여기서는 아주 간략하게 이 갈등을 풀어갈 해법을 제시합니다
  “나는 그리스사람에게나 야만인에게나(이건 그리스사람들 시각인 거 알겠죠?^^), 지혜 있는 사람에게나 어리석은 사람에게나(이건 유대인들의 관점.ㅋㅋ), 다 복음으로 인해 빚진 사람입니다.”
 복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빚 진 사람, 빌립보서 표현을 빌리면,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을 갖고서 서로를 바라보자는 거죠. 바울이 먼저 그러고 있노라고. 아니 실제로 그러하다고 진정성 있는 고백을 하는 겁니다.
 *** 모든 갈등의 현장 속에 이런 마음을 가진 한 사람, 특히나 리더가 그런 사람이길 기도합니다. 저 역시 리더로 섬기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특히나 성도들 한 명, 한 명에게 복음으로 인해 빗진 사람임을, 더 나아가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이런 저런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고 살아가실 다짐하고 기도합니다.

 * 한편, 바울은 로마교회가 그가 꿈꾸는 비전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들이 바울의 꿈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슬그머니 이야기를 꺼냅니다. “다른 이방사람들 가운데에서처럼 여러분 가운데서도 열매를 조금 거두고 싶습니다.”(v13) 바울은 15장에 가면 자신의 꿈이 로마를 선교센터로 해서 서쪽 스페인까지 복음을 전하고 싶은 꿈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그 파송의 주체로서 책임을 져줄 것을 부탁합니다.
 * 그래서 더더욱 로마에 복음이 강력하게 전파되길 소망합니다. 
 *** 우리도 매주일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또 격려를 받아 다시 일상으로 서로를 파송하는 사람들입니다. 더 나아가 한 교회가 힘을 모아 해외선교사를 파송합니다.
 *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가 되는 만남, 서로가 서로를 파송하는 선교기지가 되는 만남이 우리 교회인 겁니다.
 * 매 주일, 이런 격려가 마구마구 펼쳐지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