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3월18일(수) 행16:25-40 큐티목소리나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한 간수, 그를 구한 바울”
1. 감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 한밤중에 지진이~~
* 바울일행은 빌립보 성에서 점집을 운영하던 기업인의 고발과 선동으로 공개적으로 매질 당하고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종교 자본과 권력, 대중 선동적 여론조작이 결탁하여 만들어낸 비극이었습니다.
* 바울은 이 정도에 흔들릴 내공이 아니었습니다. 벌써 일차선교여행에서 경험한 게 많아서요... 바울과 실라는 한밤중인데도 옥중에서 찬송과 기도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고 옥문이 열리고, 모든 죄수들의 수갑과 차꼬가 풀어졌습니다. 물론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신 거죠^^ (이럴 때 부르는 찬송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짱가 엄청난 기운이~~” 뭐 이런 거라는~~ㅎㅎ)
* 이 상황에 퍼뜩 잠이 깬 간수, 죄수들이 다 도망간 줄 알고, 책임추궁이 겁나 자결하려는데...
* 바울이 큰 소리로 이를 제지합니다. “그러지 마시오. 우린 여기 다 있소”
* 간수는 대체 우째 이런 상황이 생긴 건지.. 엄청 당황스럽고 혼란에 빠집니다. 그는 바울에게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수습하고 안전할 수 있겠소?”라고 묻습니다.
(성경에는 “내가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나요?”라고 되어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간수가 요청한 ‘구원’이 설마 심오한 철학적, 신학적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ㅎㅎ)
2. 바울이 간수에게 복음을 전하다.
* 바울은 한 사람이 겪는 인생 위기 앞에서 주저 없이 복음을 전합니다. 사도행전에서 가장 많이 암송하는 구절 중 하나죠^^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요약된 한 마디 후에, 바울은 복음의 내용을 좌악 설명합니다.
* 원래 인생 위기 앞에서는 마음과 귀가 열리기 마련, 이 그리스사람이, 유대문화와는 전혀 접촉이 없었을 것 같은 사람이, 그날로 예수를 믿고 하나님나라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첫 출발을 한 겁니다. 그것도 온 집안사람들과 더불어...(아마 간수는 집이 감옥 옆에 붙어있었거나..아주 가까이 있었겠죠? ㅎㅎ)
* 간수는 바울일행을 데려다가 상처를 씻기고 음식을 대접하고~~ 당근 나라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 위협으로부터도 구출 받았고(구원받았고), 또 이를 통해 완전 새로운 인생길을 살게 되었으니까요(진짜 하나님의 영원한 심판에서도 구원받았으니~).^^
3. 로마시민임을 밝히는 바울
* 다음날 아침, 치안관들이 부하들을 보내 슬그머니 바울 일행을 놓아주라고 합니다. 어제는 군중들 반응, 또 무시하지 못하는 자본가의 입김에 그리했으나, 사실 별 죄가 없으니까요..
* 이런 조처에 바울이 발끈합니다. 우린 로마시민이라고. 어떻게 재판도 없이 이런 법이.. 담당자가 직접 와서 사과해야만 해.
* 이에 놀란 치안관들, 당장 달려와 이리저리 위로하고 달래고..
* 바울일행은 루디아집을 들러 다음 도시로 출발을 하는데...
*** 우선, 바울일행이 지진이후에 감옥에서 그냥 나오지 않은 게 신기하고, 또 간수가 믿게 된 이후에도 여전히 감옥을 떠나지 않고 있었던 것도 놀랍습니다.
* 가만 보면, 이 모든 상황이, 간수가 맨붕에 빠져 자결할 뻔 한 위기를 봤기에, 또 바울에게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고, 난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라고 물었기에, 그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기에, 더 나아가 그가 그리스도인이 되었기에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인 거죠.
* 바울은 감옥에 갇힌 억울한 자신의 상황을 돌보기보다 앞에 있는 한 사람, 지금 완전 인생 최대위기에 빠진 한 사람을 실제적으로 돕고, 또 이를 계기로 영혼의 깊은 질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삶을 들려주고 초대한 겁니다.
*** 오늘 정말 슬픈 뉴스를 봤습니다. 제주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방학이 또 연기되자 발달장애아를 돌보다 지친 엄마가 아들과 함께 유서를 써놓고 집을 나갔는데, 아빠가 급히 찾았으나 그만...
*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이 뭘까?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동안 나만, 내 식구만 안전한가에 신경 쓰고, 예배를 예배당에 모여서 드린다 만다라는 소모적인 논쟁이나 하는 이들을 비켜서서 우리는 처음부터 인터넷으로 예배드리는 것 정도에 뿌듯해(?)하며 있는 내 모습이 참 부끄러워졌습니다.
* 바울은 지진으로 그냥 감옥을 걸어 나갈 수도 있었는데 탈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벌어진 간수의 인생위기를 도와주고, 복음을 전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줬는데...
*** 이렇게 코로나 위기가 일상이 되는 상황, 장기간 지속될 때 지금도 내 옆에서 힘들어하는 이들, 고통당하는 이들이 있음을 외면하지 않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많이 생깁니다. 제주에서 일어난 일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ㅠㅠ
* 또한 저절로 기도하게 됩니다. 교회들이 하루빨리 정신 차려서, 모이길 중지하자는 것에 이상한 종교탄압 같은 논리나 프레임에 휩쓸리지 말고(이런 건 빌립보 성에서 점집하던 기업가가 경제적 손실이 생기니까 대중을 선동한 거나 다름없는 거라), 어떻하든 이런 상황에 이웃을 돌보고 아픔을 실제적으로 도와 줄 것인지 의논하고 작은 거 하나라도 행동할 수 있기를. 그 가운데 하나님나라가 흘러가고 이웃들 속에 자리하길 기도합니다.
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