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4월07일(화) 행21:17-26 큐티목소리나눔>
“수구, 보수화 된 예루살렘교회의 눈 가리고 아웅 하기”
1. 수구, 보수화된 예루살렘교회
* 마침내 바울은 예루살렘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베드로가 망명생활(?)을 한 뒤로부터 예루살렘교회의 top리더십이었던 야고보를 찾아서 그간 있었던 사역과 상황을 쫘악 보고하였습니다.
* 그 자리엔 예루살렘교회의 장로들도 배석하였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교회의 상황에 대해 바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 예루살렘교회는 전도가 잘 되어서 수만 명이 늘어났고, 엄청 부흥했다는 겁니다. 근데 이 성도들의 특징이,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모두 율법에 열성적인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 율법에 열성적인 사람들이라... 그게 뭔 말인고 하니, 이들은 이스라엘이 유일한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요, 모세의 율법을 지킴으로써 이 지위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 율법준수는 당연한 사실이요, 혹 이방인 중에서 이 특권에 참여하려면 할례부터 안식일 준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율법을 다 준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방인 중에서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도 당근이고...
*** 헐... 어쩌다 이들이...ㅠㅠ 이들은 완전 수구, 보수화(옛 것을 지키려는 경향)의 길을 걸어간 거네요...
* 물론, 일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유대인들, 유대주의자들이고, 이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었어도 딱히 율법을 버릴 이유나 필요성이 없을 만큼 아주 익숙한 문화였기에...
* 하지만, 행15장에서 보면, 바울과 바나바가 이방인 선교에 나서면서 예루살렘에서 공의회를 요청했고, 사도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다같이 “이방인 중에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에게는 율법준수를 강요할 필요가 없다. 단지 모든 인류가 다 공감할 만한 것들, 우상숭배와 음행을 피하고 목매어 죽인 것들과 피를 피하는 정도만 하면 된다.”고 결정했었잖아요?
* 근데, 정작 예루살렘교회 사람들은 이 결정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그냥 유대적 분위기에다 예수를 믿는 것을 하나 더 얻은 기독교를 만들어버렸네요... 이런...
*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울이 직접 찾아와서 들려준 선교보고는 완전 염려 그 자체였을 것 같습니다. 안디옥, 루스드라,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 고린도, 에베소 등등 바울이 찾아간 지역에서 유대적 열심을 가진 사람들이나 이교도들로 인해 일어난 폭동이 안 일어난 곳이 업섰거든요... 이들이 생각해볼 때 예루살렘이라면 더더욱 폭동이 일어날 상황이 충분히 갖춰진 겁니다. 게다가 지금 오순절이잖아요? 교회 안에서도 바울은 이단적인(?) 분위기로 몰릴 것이고, 유대인들이 볼 때는 이건 더더욱 곳곳에서 흩어진 유대인들(디아스포라)에게 율법준수가 의미 없다고 가르치는 사람이었을 테니까요.
**** 만약 베드로가 예루살렘교회를 떠나지 않고 쭉 리더십의 자리에 있었더라도 이런 분위는 되지 않았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베드로는 이미 고넬료 가정에 복음을 전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깊은 깨우침의 경험이 있었잖아요? 이른바 그 ‘유대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벗어날 수 있었단 말이죠. 또 그 경험이 토대가 되어 예루살렘공의회 결정이 내려진 거구요.
* 참, 아쉽다는...ㅠㅠ
* 지금 로마교황 한 사람이 바뀌니까 가톨릭교회 분위기와 방향이 완전 달라졌잖아요? 진짜 한 사람, 리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2. 일어날 일을 막을 수는 없는 법
* 암튼,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은 바울로 인해 벌어질 소동이 적잖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타협책(?) 혹은 충돌 방지를 위한 묘책(?)이라는 걸 내놓습니다.
* 바울 더러 율법준수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라는 거죠. 바울도 이미 익숙한 서원과 관련된 것 중에 하나를 실천하라는 겁니다. ‘주께 약속한 것을 지킬 때까지는 머리를 깎지 않고 있는 것, 그 뒤에 머리 깎기’ 요걸 지금 할 형제들이 몇 명 있는데, 이들과 함께 성전에 들어가서 정결예식을 위한 일주일을 같이 보내고, 그들이 머리 깎을 비용을 대주면 사람들이 바울에 대한 의심을 풀 것이라고...
*** 바울은 이 모든 돌아가는 상황에 아마 엄청 충격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 대체 이들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가? 주님이 대체 뭘 위해 돌아가신 거야? 난 또 뭐냐고? 새빠지게 고생해가면서 전한 그 복음이 불완전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땜에 고린도교회에서 그렇게 피터지게 씨웠고, 곳곳에서 폭동과 난리를 겪었는데, 난 뭐한 거냐고?
* 진짜 성질 같아선 한 판 뜨고 싶은 심정이었겠으나, 바울은 그 모든 감정을 꿀떡 삼킵니다. 그리고 제안대로 하겠노라고 받아들입니다.
* 바울, 쫌 멋진데요? 엄청 성숙한 것 같습니다요~~^^ 바나바와 싸울 때의 그 혈기가 이젠 제법 좀 다듬어진 것 같다는~~ㅎㅎ
* 하긴,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제일 먼저 성숙하는 게 성품이니까요~~
* 하지만 바울 인생에 율법주의자들이나 대중 선동가들과는 피할 수 없는 전쟁이 늘 따라다녔으니, 어디 예루살렘이라고 예외가 되겠습니까? 세계관이 다르니까요. 결국 일러날 일은 일어나고 마는데요... (이건 내일 묵상하겠습니다.)
*** 한국교회의 현실이 예루살렘교회랑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ㅠㅠ
* 어쩌다 오늘날의 교회에도 꼭 예루살렘교회처럼 이른바 신율법주의가 판을 치게 되었는지, 그게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는데요...끙...
* 이른바 장로들의 유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것, 저런 것을 지키면 기독교인, 그렇지 않으면 자유주의자’라는 등식이 팽배해있거든요. 뭐 대표적으로 안식일 순수, 할례와 같이 주일성수, 술 담배 안하기, 동성애 반대, 무슬림 반대, 진보적 정치색 일체 반대 등등...
* 인간의 삶은 이렇게 단순한 율법조항 몇 개 지키고, 안 지키고를 통해 설명하거나 살아낼 수 없는 복잡함이 존재하는데, 그 모든 복잡한 내외적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주되심과 하나님나라를 따르고 생각하는 다양함이 존재할 텐데, 그 모든 다양함은 완전 개무시하고, 오직 몇가지 조항을 지키느냐 아니냐에 따라 참 기독교인이냐, 자유주의자냐를 판단해버리니까... 그참...
* 그러다보니, 이번 코로나사태처럼 복잡 미묘한 상황이 주어지니, 눈에 보이는 몇 개(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는 예배인가 아닌가, 성찬식은 온라인으로 불가하다 등등)가 논쟁이 되고, 정작 이 상황에서 하나님나라를 살아가는 큰 그림은 놓쳐버리고, 감염의 수퍼전파지가 되는 일들이 생기는 거죠. 뭐 이건 게 한두 번인가요?
* 게다가 더더욱 안타까운 건, 이런 상황에 너무나도 익숙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른바 야고보가 이끄는 예루살렘교회 리더들처럼 적당히 타협하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법을 진짜 너무나 잘 알고 실천하고 산다는 겁니다. 평일에 교회 밖에선 뭔 짓을 하든 상관없이, 그저 주일이면 교회 사람들 앞에서 이른바 ‘거룩한 모습’(몇 가지 율법조항 준수)만 보이면 되는 거라는 식의....
* 이러다가는 예루살렘교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듯이 한국교회도 폭망할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ㅠㅠ 근데 그게 눈앞에 훅 다가오고 있음이 더더욱..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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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