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1년11월17일(수) 고전1:10-17 큐티목소리나눔> “나는 바울 편, 난 아볼로 편, 난 베드로 편... 편 가르기”

<2021년11월17일(수) 고전1:10-17 큐티목소리나눔>
“나는 바울 편, 난 아볼로 편, 난 베드로 편... 편 가르기”

1. 고린도 교회 내에서 벌어진 편 가르기
* 바울은 꽤나 성질이 급한 모양입니다. 서두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고린도 교회의 문제를 제시하고 권면에 돌입합니다. 하긴, 고린도 교회의 상황이 워낙 심각했으니까 그럴만도 합니다만..
* 바울이 지적한 고린도 교회의 문제는 편 가르기입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르쳤던 바울과 아볼로를 서로 비교했고, 거기다 베드로 지지자에다 그리스도파까지 등장했습니다.
* 아마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고 떠난 다음에 아볼로가 고린도를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아볼로는 원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신인데요, 그곳에는 아주 큰 유대인 정착촌이 있었답니다. 예레미야서를 보면 바벨론 포로 시기에 벌써 이곳으로 이주한 유대인공동체가 있었으니까 역사가 꽤 오래되었죠? 유대인 철학자 중에 아주 뛰어난 필로라는 사람도 여기 출신이구요.
* 행18:24 이후에 보면 아볼로가 에베소를 방문했다가 복음을 듣고 배우게 되는 사건이 기록되어있습니다. 워낙에 달변가였던 그는 복음을 듣자마자 곧바로 복음을 철학적으로 정리해서 돌아다니며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왜 당시 헬라세계에서는 이렇게 도시를 순회하며 철학 강의를 하는 유명 강사들이 많았잖아요? 요즘으로 치면 뜨는 인강 강사거나 유튜버인거죠.
* 한편, 고린도는 유서깊은 로마의 도시였고, 헬라문화에 자부심이 대단한 도시라, 사람들 문화가 이런저런 철학 학파에 심취하고, 토론하고 그런 분위기였다고.. 그러니, 고린도 교회의 구성원들도 그런 문화 속에서 복음을 받아들였고, 또 마침 바울이 가르치고 떠나자 아볼로가 와서 또다른 방식으로 가르쳤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누가 더 현명하다느니 열띤 토론을 별였을 거고...
* 마침내 사람들의 기호가 정해졌습니다. 난 바울이 좋아, 바울파!  아냐, 난 누가 뭐래도 아볼로야, 아볼라파! 어허, 누가 그러던데 베드로가 사도 중 대빵이라며? 난 베드로 할래, 베드로파! 아니, 이 사람들아, 그들이 다 그리스도가 가르친 제자들이잖아? 원조는 그리스도 예수야, 난 그리스도파!

*** 음... 이렇게 생각해보니, 고린도 교회 안에서 생긴 이 분파는 진짜 그들이 살아온 문화에 딱 맞게 복음을 받아들이다 보니 생긴 일이네요. 마치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파된 이후 절마다 칠성각이 생기고, 산신당이 생기고.. 뭐 그렇게 무속신앙이랑 결합한 것처럼 말예요.
* 그니까, 이 말은, 요즘 우리가 자본주의적 마인드와 문화로 복음을 받아들이면 기복신앙, 삼박자 축복, 성공신학으로 변질되고, 복음이 극우 반공 이데올로기를 만나면 태극기부대 신학으로 바뀌고... 뭐 이렇게 자연스럽게 변질되는 것과 맥락이 같다는 거네요.
* 게다가 그게 바울이 복음을 전하고 있는 그 와중에 생겼단 말이고, 아예 교회가 탄생하자마자 부닥친 일이 바로 복음의 변질과 왜곡이란 얘기라.. 진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네요...ㅠㅠ
* 좀더 확대해보면, 사람마다 자기가 자라고 경험한 문화의 범주 내에서 복음을 이해하고, 또 그만큼 왜곡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되겠죠?
* 그러니까, 이 말은 그만큼 균형잡힌 성경 공부와 기독교 세계관 공부가 중요하다는 얘기인 거라!! 어느 선배님 말씀처럼 기독교인은 결코 무식할 권리가 없는 거네요...그래서 성경이 나를 바꿔갈 수 있도록 해야하는 거죠.

2. 그리스도가 언제 조각조각 나눠지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 바울은 이렇게 상황을 제시한 다음, 아주 신랄하게 꾸짖습니다. “아니? 그리드도께서 이렇게 조각조각 찢어지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내가 내 추종자를 만들고자 여러분을 가르친 줄 줄 아십니까? 난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 그분의 십자가를 전했을 따름입니다.”
* 바울은 이 상황에서 돌아보니 자기가 세례를 베푼 게 몇 명 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말까지 하네요. 이 말은 세례식이 제자 삼기, 내 편 만들기 의식으로 전락해버린 슬픈 얘기이구요..
* 바울이 말하는 결론은 이겁니다. “여러분은 같은 말을 하며, 분열을 없애야 합니다. 같은 마음과 같은 생각으로 뭉치란 말입니다.”(v10)

*** 그러려면, 생각이나 문화, 생활 습관 혹은 관습의 다름에 대해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벵있어야 하는 거죠. 근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
*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의 역사를 보면, 재세례파에 대한 중세식 마녀재판의 재현과 같은 굵지한 편가르기와 상대방 죽이기 뿐 아니라, 각 교단이 분립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엄청난 싸움과 핍박이 있었던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 대한 근본적인 동의만 되면 그 위에 다양한 생각과 문화적 전통을 만들어가는 걸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면 될 텐데 말예요. 아직도 개신교와 가톨릭, 동방 정교회는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이단시하는 분위기도 참 안타깝네요. 바울이 “그리스도께서 나뉘셨느냐?”고 야단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 하긴, 편가르기와 상대방 죽이기가 어디 과거만 있었겠습니까? 요즘 우리나라 교계에서도 버젓이 존재하는데... 이건 제가 하도 얘길 많이 해서 이젠 그만 얘기할게요. 다만 한 말씀만,
유진피터슨의 메시지 번역에 따르면, “서로 배려하는 법을 익히고, 공동체로 살아가기를 힘써라. 제발!”
* 암튼 교계의 현실은 그렇고..  우리는 오늘 말씀으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 같은 목장 안에서 기질과 성격, 삶의 문화가 다른 이를 용납하고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뭐, 부부간에도 서로를 충분히 인정하고 배려하기가 쉽지 않은 게 또 우리 현실이라.. 꾸준히 연습해나가는 거죠.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가정교회 식구들 사이에서 편가르지 않고, 서로를 용납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법을 잘 배워놓으면 사회적으로 굵직한 이슈와 갈등을 만나도 평소 연습한 내공이 발휘될 거란 말예요..
* 암튼, 고린도전서 묵상을 시작하자 곧바로, 어제도, 오늘도 바울을 통해서 쉽지 않은 주제를 걍 팍팍 던져주시네요.. 본격적으로 신앙 특훈을 해야 하는 거라는 말씀인가요? 힘내서 주님 따라 가봅시다요. 아자!!!
https://podbbang.page.link/pdQzGgTZrzQ5KxU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