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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2년05월17일(화) 창47:27-31 큐티목소리나눔> “나를 가나안 땅에 묻어다오”

<2022년05월17일(화) 창47:27-31 큐티목소리나눔>
“나를 가나안 땅에 묻어다오”

** 다시 이야기는 야곱에게로 옮겨 갑니다.
* 야곱이 이집트에 거한 지 17년이 되었답니다. 그가 이집트에 오기 전까지 살아온 130년애 비하면 그리 긴 세월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가 살아온 인생의 14%에 해당하는 세월이라, 꽤 긴,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인 건 틀림 없는데... 특히나 그가 인생의 마지막 세월을 보낸 곳이니까요.. 게다가 최고로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총리로 있는 곳에서, 하고 싶은 것 맘대로 하고 살 수 있는 윤택한 삶을 살았을 건데요..
* 근데... 어느날 야곱은 요셉을 불러놓고 말합니다. “내가 죽거들랑 이곳에 날 묻지 말고 가나안 땅에 묻어다고” “네. 아바저. 그리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내게 맹세할 수 있겠냐?” “네 뱅세하겠습니다.”

*** 그니까요... 요셉 덕분에 편안하게 산 17년의 시간이었어도 야곱에게는 그곳이 고향이 아니었네요. 그가 나고 자랐고, 또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 가나안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 게다가 더욱 중요한 건 말예요. 아들이 맹세를 받고서 야곱이 하나님께 경배했다는 거라..
* 그니까 그의 마음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가나안 땅을 그와 그이 후손에게 주셨다는 그 언약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이야기라...
* 에고.. 남자는 죽기 직전에야 철이 든다드만... 야곱이 이제서야, 죽음을 앞둔 이때가 되어서야 철이 든 모양입니다요~~ㅎㅎ 하긴, 17년 전에 파라오 앞에 섰을 때, 고백하길, 내 나이가 130세입니다만. 참 험난한 세월을 살았습니다.. 라고 고백했잖아요? 그때 벌써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나름 정리하고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 지금 이곳에서 내가 네 덕분에 누리는 이 호사도 참 감사하고 감격스럽다만, 그래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가나안, 내 아버지 이삭, 그리고 할아버지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주신 땅이다. 난 그곳에 묻히고 싶다....
* 미국의 인디언 멸망사, 아니 백인의 인디언 학살 역사를 다룬,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책,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라는 책 제목이 뜽금없이 떠오르는 대목인데요.. (문맥과 상관없이 말예요..)

*** 문득 내가 묻힐 곳은 어딜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뭐, 꼭 그게 내 육신이 묻힐 곳은 아닐 테고.. 내 마음의 고향, 내 부르심의 자리, 내가 끝까지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  이런 질문인 건데요...
* 그러게요.. 적어도 맑은물 공동체는 분명 나의 부르심의 자리인 것 같고... 그러고 보니 그동안 스치고 지나온 모든 시간과 의미들이 이곳, 맑은물에 다 녹아 았네요.. 야곱에게 가나안처럼...
* 음.. 또 생각해보면, 가정을 빼놓을 수는 없겠네요. 아내와 두 딸, 또 나를 낳고 키뤄주신, 그리고 노년에는 함께 모시고 살았던 부모님의 기억, 결혼과 더불어 새롭게 관계를 맺고 가족이 된 처부모님..또 형제들... 여기도 내가 있어야 할 자리인 건 분명하고..
* 내가 죽으면 나에 대한 기억을 한 줄이라도 해 줄 곳(음.. 넘 과한 기대인감? ㅋㅋ), 거기가 내가 묻힐 곳이겠거니... 또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야곱이 자기를 가나안에 묻어달라는 통에, 생각이 날개를 타고 훨훨~~ 날아다니는데요...ㅎㅎ)
* 뭐 암튼, 하나님이 나를 부르시고, 내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다~~ 너와 네 사존에게 주리라.. 뭐 이런 말씀이, 워낙 가변적이고 변화무쌍한 현대읜의 삶에 곧이곧대로 따~악 적용하기엔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분명 우릴 하나님 당신과 사람들과의 만남, 또 그 관계 속에 부르셨음음 분명하고.. 또  내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곳이내 부르심의 자리일 것 같고..(또 때론 뭔가 성취하고 이루는 과업을 위해 부르시기도 하겠지만...암튼), 그게 또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 한번씩 가다가 멈춰서서 하나님과 더불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또 내가 가야할 곳을 바라보는 시간이 있어야 걍 살다가 지금 형편에 맞게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흘러가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묻혀야 할 곳을 바라보고 살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한 자락일 때 가장 행복한 것일 테구요...

** 오늘 나눔도 또 신변잡기 같은... 에고 이런 얘기까지 녹음하려니.. 그래서 오늘도 녹음은 패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