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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2년12월16(금) 마26:14-25 큐티목소리나눔> “욕망, 그리고 배신, 그러나 주님은 끝까지 사랑하셨으니...”

<2022년12월16(금) 마26:14-25 큐티목소리나눔>
“욕망, 그리고 배신, 그러나 주님은 끝까지 사랑하셨으니...”

1. 배신자의 출현, 유월절 식사
* 대제사장들과 정치지도자들이 예루살렘에서 펼쳐지는 예수님의 동선을 일일이 꿰고 있지는 못했을 터, 게다가 지지자들로 둘러싸여 있을 거니까... 암튼 그들은 이 시기를 피해서 예수님을 잡고자 모의하고 있었는데...
* 일은 의외로 쉽게 풀어지게 되었죠. 바로 내부에서 배신자가 나타난 겁니다.
* 이건 예수님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인 셈. 그가 없어지고 나면 세상은 자기들 주도하에 평화를 누릴 터~~
* 우리나라 해방정국에서 이승만이 정권을 잡는데 가장 위협적 인물 두 사람, 여운형과 김구. 둘 다 암살당함으로써(죽여 버림으로써)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버리자, 리더 잃은 지지자(군중들)이야 다루기 쉬웠고, 결국 이승만이 자기 뜻대로 집권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듯이...
* 은 삼십은 구약 율법에 따르면, 노예 한 명의 몸값이었습니다(출21:32). & 예수님 당시 노동자의 4개월 치 임금이었구요.

* 한편, 예루살렘 순래객에게 유월절(이어지는 무교절과 같이 붙어있어서 걍 무교절이라고 통칭해도 된다는^^) 식사는 꼭 예루살렘 성안에서 먹게 되어있어서, 사람들은 각자 아는 사람 연줄을 찾아서 집집마다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 유월절 식사 자리는 또한 서로에 대한 친밀함, 신뢰가 강조되는 자리입니다. 유월절 식탁에 둘러앉는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구요, 같이 빵을 떼고, 쓴 나물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는 그 자리의 의미 역시 가장 친밀함을 누리는 공동체라는 의미였죠.
* 예수님도 아는 연줄을 찾아서(예수님 지지자 중 한 명이었겠죠? 게다가 넓은 다락방을 가지고 있었으니 꽤 부자였을 거구요^^)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 보통, 식사 준비는 제사장에게 가서 우리에게 필요한 양을 잡아달라고 부탁하고, 잡은 양을 가져와서 요리하고, 해 떨어지는 시각인 오후 6시쯤 같이 둘러앉아(비스듬히 누워) 같이 빵을 떼고, 같이 그릇에 손을 넣어(소스에 빵을 찍어) 먹는 거죠.

2. 유다의 욕망과 배신
① 욕망
*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왜 그가 예수님을 배반했는지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아는 사람도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추측할 뿐...
* 열두 제자 가운데 그가 혼자 갈릴리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뭔가 작용했을까? 베드로처럼 그도 열심당원 출신이었기에 혁명적 예수를 꿈꾸다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메시지에 충격받아서? 회계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심각한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게 들통날 상황이라서? 야고보와 요한처럼 새로운 세상에서 한 자리 차지하려다 잘 안될 것 같아서?
* 구체적 이유는 마지막 날 주님 앞에서 들을 수 있겠죠?^^ 지금이야 뭐 대략 짐작하거나 상상하는 수밖에.
* 중요한 건, 유다가 내면에 뭔가 꿈틀거리며 일어난 배신의 기운, 그 생각을 행동화한 거죠.
* 바로 내가 생각하고 내가 바라보는 세계, 미래, 계획, 뭐 이런 거... 바로 내 속에 있는 내 욕망이, 아낌없이 다른 이를 위해 나를 내어주려는 예수님의 세계관과 충돌하게 된 거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그리고 그 충돌의 결과, 예수님을 버리기로 결심하고 행동한 거죠.
* vs. 베드로 : 그 역시 예수님과 자주 충돌하였지만, 결국은 예수님 앞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바꾸고 순종했다는...


② 악의 유혹
* 한편, 그는 예수님이 이끈 열두 제자 공동체 안에서 신뢰받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사실. 예수님이 “너희 중 한 명이 나를 팔 거다.” 얘기하셨을 때, 모두가 다 “바로 유다, 너지?”라고 지목하지 않았다는 것. 그만큼 신뢰하고 있었던 공동체, 식구, 친구, 동지였다는 것!!
* 이런 유다가 처음부터 꾸준히 확신을 갖고서 배신을 준비해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묘하고 복잡하고 혼동 가운데 찾아오는 유혹 앞에 점점 빠져들어 간 것 같습니다. “설마 난 아니지요?”라고 질문할 만큼 스스로도 자기가 뭔 짓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도 못한 채 리더를 배신하게 되는 그 부조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거죠.
* 원래 악은 이렇게 은밀하게 혼돈 가운데 우리에게 침투하고, 이용하고, 위협하는 거라는 사실!! 그래서 위험한 거라는...ㅠㅠ
*** 그니까, 내가 분노에 휩싸여 있을 때, 지금까지 겪어보지 않은 상황 가운데 갑자기 내던져졌을 때, 미래에 대한 불안이 급격하게 밀려올 때, 열심히 준비해오던 어떤 일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등등... 내가 혼돈에 휩싸이기 쉬운 그때 악은 은밀하게 그 상황과 찰싹 달라붙어서 나를 유혹하는 거죠. ‘그래. 네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당연한 거야. 암, 그렇고말고. 누구라도 그렇게 할 거야. 아니, 그보다 더할걸?’ 뭐, 이런 식으로 나쁜 행동을 부추기는 거죠. 헤리포터에서 디멘터가 우리 영혼을 빨아들일 때 내 속에 차갑고 두렵고 온갖 나쁜 감정들만 남겨두는 것처럼 말예요... 이런 상황에 살짝 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기관에 불을 붙이면.. 혼돈 속에 난 걍 사탄의 꼭두각시가 되는 거라...ㅠㅠ
* 내 속에도 악은 언제나, 호시탐탐, 기회만 되면 이런 위협과 유혹의 손길을 뻗쳐 올 거고, (실은 예수님에게도 은밀하게 다가와 유혹한 게 악이니까...)
* 결국,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여 주소서.”라고 기도하고 깨어있는 수밖에 없다는 거죠... 나아가 이렇게 나의 판단력이 흐려질 때, 나를 대신해서 분별해줄 수 있는 신뢰하는 공동체가 있어서 나를 맡길 수 있다면 진짜로 다행 & 감사한 일이구요.

3. 담담하신 예수님. 끝까지 유다에게 기회를 주시는데...
* 사실, 이 장면에서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건 예수님의 태도입니다.
* 가롯 유다의 배신을 알고서 충분히 강제적으로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 예수님은 당신 자신의 죽음을 이미 예견하셨고, 준비해오셨기에 그러질 않으신 거죠. 그가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했을 구체적 프로세스에 대해 마음을 비우시고 계셨던 거라는...ㅠㅠ
* 그럼, 왜 예수님은 이 자리에서 아주 구체적이지만, 공개적 지명을 하지 않은 채 이 말씀을 하신 걸까요?
* 이 장면에서 우리는 가롯 유다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고, 부드럽게 책망하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 “난 네가 그 일을 하지 않길 바래. 나와 함께 이 대접에 손을 같이 넣고 있지 않니? 넌 이렇게 우리와 하나란다. 실은 난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 길을 가는 거야. 하지만 넌 어떠니? 네가 그 일을 하고 나면, 넌 차라리 태어나질 말았으면 하고 너 자신을 영원히 후회하게 될 거잖아?”
* “설마 저는 아니지요?”라고 묻는 그의 말이 의미하듯, 아직도 자기의 행동에 대해 그게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지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일을 저지르고 있는 유다에게 예수님은 그가 스스로 인격적 결단과 결심으로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신 거죠...
* 이 사랑이 가슴에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배신의 생각을 행동화하고 있는 그를 향한 예수님의 이 사랑이....

***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하지만, 이때 ‘나의 죄’는 피상적이거나 추상적인, 관념적인 차원에서의 죄가 아닌 거죠. 가롯 유다처럼 가장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배신하고, 우리를 지으시고 사랑하시고 파트너로 인정하고 계신 하나님에게 배신을 때리는, 내가 추구하고, 좋아하는 내 삶 속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바로 ‘나의 죄’의 실체라는 것!! 그러면서도 “설마 난 아니죠?”라고 물으며 스스로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끔찍한 상황일 수도 있는...ㅠㅠ 이게 바로 우리 죄의 실상이라는 게 몸서리쳐지는 일인 거죠...ㅠㅠ
* 이 배신의 행동을 껴안으시고 그 값을 지불하셨고, 지금 내 앞에서 “넌 거기에서 돌이켜야 하지 않겠니?”라고 도전하시는 질문 앞에 오늘 아침 내가 서 있다는.....
* 유다처럼 끝까지 가지는 말아야죠!! 비록 실수하고 실패하고 혼돈 가운데 빠지더라도, 베드로처럼 정신 차리고 돌아설 수 있는 길을 걷게 하옵소서.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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