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0년1월28일(화) 행6:7-15 큐티목소리나눔> “단순 무식(?) 과격한 리버디노 회당사람들에게서 배우는 것”

<2020년1월28일(화) 행6:7-15 큐티목소리나눔>
“단순 무식(?) 과격한 리버디노 회당사람들에게서 배우는 것”

1. 스데반집사의 전도활동
* 교회는 날로 늘어나는 성도로 가득찼습니다. 심지어 제사장들 가운데서도 회심자가 나타났습니다.
* 그는 일곱 집사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날마다 부흥하고 있는 엄청난 숫자의 예루살렘교회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헌금을 관리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위해 세워진 사람입니다.
* 근데 그는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답게 이 일만 하지 않고 더 나아가 말씀을 전하는 일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나중에 빌립의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당시 일곱 집사는 모두 이렇게 열심을 내었던 것 같습니다. 스데반은 전도 중에 놀라운 일과 기적도 같이 일으틴 모양입니다. 사람들은 자연 그를 주목할 수밖에요...
* 한편, 이때쯤 되니까 성도들이 날마다 성전에서 모이는 것과 더불어 각자 지역에서 회당에도 나가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스데반은 헬라파유대인이었고, 그가 다녔던 회당은 과거 로마의 노예였다가 해방된 유대인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2. 리버디노 회당 소속 유대인들의 고발
* 헬라지역에서 살다가 귀국한 이들로 구성된 회당, 그래서 이름도 리버디노(자유당? ㅋㅋ)인 이 회당에서 스데반에 대한 반감이 폭발했습니다.
* 원래 외국에 오래 살면 모두가 다 애국자가 되잖아요? 이들은 이른바 유대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주장할만한 몇 가지 핵심을 목숨처럼 지켰을 것 같습니다. ‘선택받은 민족, 성전과 성지 예루살렘, 율법(안식일, 할례 등등)’ 뭐 이런 거 말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그 힘든 노예살이 중에도 이걸 지켜왔노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들인 거죠. 우리로 치면 월남한 기독교인들의 자부심 이상으로 말예요...
* 근데 스데반이 전하는 내용 중에는 이런 자신들의 민족 정체성과 자부심을 건드리는 얘기들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발끈합니다. 스데반과 몇 마디 논쟁을 벌였으나 쨉이 되지 않았습니다.
* 이들은 이 자존심 상한 마음에 논리적이거나 객관적 증거 따윈 상관없이 바로 고발에 들어갔습니다. 증인이야 자기들 중에 아무나 세우면 되고, 증거야 말만 맞추면 되니까요..ㅠㅠ
* 결국 산헤드린 공의회라는 사법기관 앞에 서게 된 스데반. 근데 그의 얼굴은 이미 달라져있었습니다. 성령으로 인해 고요함과 평화가 넘치는 얼굴, 마치 시내산에서 내려온 모세처럼, 변화산에서의 예수님처럼 빛나는 얼굴이 되어있었습니다.

*** 사람들은 무엇에 의해 움직이는가?
* 스데반은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고, 그 성령에 순종하면서 집사의 일도, 증거자로서의 삶도 살아간 사람이잖아요? 그의 얼굴은 이렇게 빛이 났고...
* 거기에 비하면 리버디노회당 사람들은 자기들이 믿고 평생을 살아온 세계관, 유대인이라는 선민의식과, 그 자부심으로 살아온 사람들이죠. 그게 삶을 지탱하는 힘이었을 거고.
* 근데 거기에 도전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자 그들은 발끈한 겁니다. 차근차근 토론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고, 상한 자존심? 자존감? 밖에 없습니다.
**** 요즘 많은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죠.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동의해야한다고 확산하고 있는 몇 가지(반 동성애, 진보에 대한 거부감-좌경 빨갱이-, 무슬림에 대한 극혐과 두려움, 이른바 창조과학회가 주장하는 젊은 지구론, 좀 더 전통적으로는 금주금연과 주일에 돈 안쓰기 등등)만 갖고서 기독교인이다. 아니다를 그냥 마음속에 판단해버리고 배척과 정죄라는 행동을 하고는 하죠.
* 목사와 장로들이 모이는 노회에 가보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그래 말해봐라. 너 이거 믿나 안 믿나?”라고 윽박지르듯이 들이대며 묻는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 그가 무슨 배경에서 어떤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귀 기울여 들을 생각은 단 일도 없는 겁니다. ‘이거 믿으면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는 단순 무식 과격함이 이들의 표지입니다. 어쩌다 우리 기독교가 이렇게 단순화되어버렸는지....ㅠㅠ
***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성령 앞에 순종하는 열린 마음과 자세로 성경을 묵상하고 공부하고(특히 성경이 앞뒤 문맥과 기록당시의 시대, 문화적 상황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려는 공부가 중요함. 어떤 맥락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지를 듣는 거죠), 더 나아가 교회가 어떤 역사적 과정 속에서 어떤 이야기들로 살아왔는지를 알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교회의 이야기가 그 중의 일부임을 아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구상의 다양한 교회의 이야기를 알아서 내가 살고 있는 교회의 이야기를 상대화시킬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죠. 더 나아가 이 시대의 다양한 담론들, 이야기들을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도 필요하고....
* 아무튼, 제발 이데올로기와 자존심만으로 무장한, 단순 무식 과격한 그런 사람들은 되지 맙시다요~~
* 사실, 사도행전을 보면, 리버디노회당 사람들만큼이나 유대주의적 문화 속에 익숙한 제자들이 어떻게 예수그리스도와 성령으로 인해서 자신들의 세계관을 바꿔 가는지를 잘 볼 수 있잖아요? 우리도 제자들처럼 그렇게 전 인생을 통해 날마다 자라나가는 열린 사람들, 성숙해가는 사람들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