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1년03월05일(금), 요13:1-20 큐티목소리나눔> “예수님의,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는 이야기”

<2021년03월05일(금), 요13:1-20 큐티목소리나눔>
“예수님의,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는 이야기”

*** 오늘은 요한복음에만 유일하게 기록된, 그러나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바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장면..
* 근데 특이한 건, 다른 복음서에서는 이 장면에서 빵과 포도주를 통해 주신 말씀(성찬식의 의미)을 이야기하는데, 요한은 그건 쏙 빼먹고 발 씻는 장면을... 요한의 묵상, 그 깊은 의미를 한 번 따라가봅시다요~~
* 음...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은, 성찬식이든 발 씻는 것이든, 평범한 일상의 식사와 씻음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 영원히 기억될 것으로 남긴 것이라는 것. 우리는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라는~~^^

1.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기까지 예수님의 마음속에서는...(v1-3)
* 예수님은 이 유월절이 당신이 이 땅에서 보낼 마지막 유월절임을, 이제는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아셨다구요.
* ‘자, 그럼, 어떻게 할까? 내가 온 것은 유월절의 희생양으로서 이 백성의 죄를 씻어주기 위함이 아닌가? 내가 가야 할 길, 그건 십자가를 지고 대속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생각을 하셨고 그 길을 가실 것인데... 그러자니 눈앞의 제자들이 눈에 밟히는 겁니다. 요한은 이런 예수님의 마음을 “세상에 남겨진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라고 기록했네요...
* 또 그렇게 제자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는데.... 자기 앞에 있는 가롯유다도 보이는 거죠... 이미 그 마음에 예수님을 팔 생각이 들어있는 가롯유다를...
* 요한은 지금 가롯유다의 마음을 “사탄이 그 마음을 불어넣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네요. 마치 유치원 아이들에게 까만 마음, 하얀 마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그의 마음에 사탄의(까만)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고...ㅠㅠ.
* 예수님이 눈엔 그 게 보이고, 다른 제자들 하나하나 눈에 넣고 계시는 예수님...
* 식사하시다 말고 벌떡 일어나 대야와 수건을 챙기시더니 제자들 한 명, 한 명 발을 씻어주시는데... (식탁을 중심으로 빙 둘러 왼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밥을 먹는 게 유대식 식사모습. 자연스럽게 발은 바깥쪽으로 다 나오게 되어있으니, 발 씻기러 돌아다니긴 쉬웠을 거라...ㅎ)
* 대부분 식사 전에, 집에 들어올 때 하인이 물을 떠다 주고 때론 발을 씻어주기도 하는데, 주빈, 스승이 그러니...제자들 급 당황....

*** 대체 예수님은 왜 이런 행동을? 뭘 보여주시려고?
* 참다못한 베드로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내 발은 절대 못 씻기신다고..
* 예수님 왈, “내가 너를 씻지 않으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
* 아하~~!!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는 행동 속에 당신이 지실 십자가와 그 의미를 담으셨군요... 또 그게 그들을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그 끈질긴 사랑의 표현임을 담으셨다는 거라....

* “이미 목욕한 사람은 발만 씻으면 된다.” 엥? 이건, 예수님은 제자들을, 그를 따르는 이들을 하나님께서 이미 용서하셨음을 선포하신 것이 되는데.... (와우~~ 이건,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상징적 행동을 통해서만 구원받는다는 일반적 생각을 팍팍 깨뜨리는 말씀~~ 지금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이니까요.. 암튼 이건 약간 곁길로 빠지는 얘기라 패스~~)
* 암튼, 이미 용서받은 사람도 매일매일 발은 씻어야 한다. 그때 그때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예수님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야 한다. 뭐, 그런 말씀인 거라~^^

*** 근데, 계속 맘에 남는 질문, 예수님은 이걸 보여주시려고 굳이 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행동을 선택하셨을까? 딴 것도 많은데...
* 음.. 우선 생각나는건, 이건 스스로 낮아져서 종이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보여주신 거! 사실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부터 그러신 거고, 죽기까지 순종하는 것도 자존심 다 내려놓는 거고... 그렇게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걸 보여주신 거라는...
* 예수님이 내 냄새나고 더러운 발을 씻어주시기 위해, 죄가 덕지덕지 붙어서 더러워진 나의 죄를 씻기 위해 하나님의 자리에서 내려오셔서 자기를 비워 종의 모습으로 오셨고, 자기를 낮추셔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거라는 이 비유적이며 실제적인 행동 속에 담아 한 장의 그림으로 동영상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신 거라는 건데...
* 예수님이니까 그리 하실 수 있었을 거라(? 아니, 예수님도 쉽게 하신 것은 아니니까, 더더욱 우린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ㅠㅠ) 근데.. 그 다음 말씀이 이제 팍팍 부담으로 다가오네요...

2. 너희도 이렇게 하라.
* 발을 따 씻기시고 자리에 돌아오신 예수님. 다시 스승으로 복귀~~ㅎㅎ
* “내가 뭘 했는지 알겠니? 내가 스승으로 너희 발을 씻어줬으니, 너희도 서로 남의 발을 씻어줘야 한다.”
* 이어지는 깨알 같은 보충설명, “원래 제자가 스승보다 못하니, 내가 친히 해보여 준 거다. 잘 새겨서 요대로 하면 되는 거야. 알겠지?”
*** 그니까, 가서 누군가의 발을 씻어주라? 냄새나고 더러운 발을?
* 이걸 베드로는 같은 의미로 말하길, “너희는 왕 같은 제사장이다”(베전2:9) 그랬단 말씀. 왜냐면 발 씻는 게 죄 씻음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니까, 제사장이 하는 일도 백성의 죄를 대신 지고 사죄 요청을 하는 거니까. 달동~~
* 근데, 그 참, 완전 느낌이 달라요. 달라도 한참 달라요... 고상한 척하는 거 다 던져버리고, 남의 냄새나는 더러운 걸 닦아주는 게 제사장의 사역이라고 딱 말씀하시는 거라... 거기에 자존심은 다 구겨지고..
* 그게 바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 또 십자가를 지실 때 마음속에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이었노라고.. 그걸 따라 가야 하는 게 제자들의 삶이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라... * 음... 그게,, 그리 해야하는 의지와 하기싫은 감정이 맨날 싸우는 것들이라...ㅠㅠ

3. “만약 누군가에게 너희가 발 씻어주러 갔는데, 너희를 받아들이잖아? 그럼 그건 나를 받아들이는 거고, 하나님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거야.”
* 이 말씀은... 음... 구체적으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지 않아도, 드러내놓고 예수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내가 누군가의 발을 씻어주는 그 현장에서 예수는 전해지는 거고, 하나님나라는 펼쳐지는 거라는 말씀처럼 들리는데용~~

*** 오늘날처럼 “예수쟁이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라는 말을 듣고 사는 상황에 딱 정확하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말씀인뎅....
* 지난 1년간 우리 한국 교회는 선교 100여년의 역사 속에 낮아지고, 누군가의 발을 씻어주고 했던 섬김을 완전 다 까먹고 남 눈치 않보고 내 하고싶은대로 하는 이기심이 극대화된 모습으로 비치고 말았으니...ㅠ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구석구석에서는 스스로를 낮추고 누군가의 발을 씻고 있는 사람들,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있다는 사실!!! 아니, 지구의 저 어떤 구석을 찾지 않아도, 그냥 내 일상의 평범한 일들 가운데, 그걸 하기엔 이러저러한 이유와 핑계가 많고, 결국은 내 자존심 구기는 그런 일들을 서로에게 해주는 현장이라면 어디나 다 예수님의 제자가 있는 거고, 예수님이 전해지고 있는 거라는 것에 조그마한 위로(?)라도 삼고 싶은데요...
* 음.. 나아가 내가 그런 자리에 있어야 한다니.. 그게 참 또 부담이라... 그게 일회성 이벤트면 걍 눈찔금 감고 하면 되는데... 매일매일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거라. 우리 주부들이 매일매일 눈에 드러나지도 않는 청소를 하는 것처럼...
* 뭐, 주님이 하셨으니, 나도 그리 살아야죠. 맨날 섬김을 받고자 하는 그런 감정의 습관을 버리고 섬김의 감정모드로 매일 아침마다 변신~~^^
* 아, 무엇보다도 먼저 내 주변에서 누군가 나를 위해 자기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설거지며 빨래며 그런 걸 해주는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발씻어주심을 지금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있다는 거, 또, 남자 화장실에 자존심 다 구겨가며 청소하고 계신 아주머니를 통해 우리는 지금 여기서 예수님의 발 씻어주심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임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부터~~
* 이렇게 보니까, 진짜 많은 순간 예수님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영접하지도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밀려든다는....ㅠㅠ
* 그러게요... 그걸 알아차리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문제였네요... 날마다 내 발을 씻어주는 누군가의 작업이 일상 속에 이렇게 일어나는 거라는, 그래서 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고운 시선 하나 보내는 게 예수님을 영접하는 거라는...
* 이젠 내가 누구가의 발을 씻어줄 차례. 필요하지만 그걸 왜 내가? 라는 자존심 팍팍 긁는 일을 자청하면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진짜 질기게도 사랑하셨던” 예수님을 따라 길을 걷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 길에서 그 누군가가 나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는 길임을 마음에 담고~~ 그렇게 주님 나라를 살아가봅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