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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2년11월15(화) 마18:1-14 큐티목소리나눔> “거꾸로 보는 게 맞는 하나님 나라”

<2022년11월15(화) 마18:1-14 큐티목소리나눔>
“거꾸로 보는 게 맞는 하나님 나라”

***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서 제자공동체를 확실하게 세우고 자라게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십니다. 제자들에게 당신의 사역(고난, 죽으심, 부활)을 알려주신 다음, 그들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모습, 특히 서로의 관계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가르치십니다(18장).

1. 제자들의 논공행상(論功行賞) 다툼에 발끈하신 예수님.
* 제자들이 질문을 합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제일 큰 사람은 누군가요?”
* 제자들의 이 같은 질문은 뜬금없이 툭 튀어나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제자들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려는 예수님의 스케줄을 알고부터 로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고 독립왕국을 이루시고, 예수님이 왕으로 등극하는 시나리오를 다 써놓았습니다. 그러면서 논공행상에 들어간 거죠. 서로서로 누가 더 큰 공을 세웠는지 다투기 시작한 겁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당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강조하셨건만...쯧쯧쯧...ㅠㅠ
*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제자공동체가 앞으로 어떤 질서를 갖고 살아야 하는지 가르치고 다듬어 놓아야 할 필요가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느끼신 겁니다. 때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저러고들 있으니...ㅠㅠ
* 예수님 왈, “하나님 나라 질서는 이 세상과는 거꾸로란다. 세상에서는 권세 잡은 사람은 엄청 커 모이지. 뭐든 다 할 수 있는 능력자처럼 보이지. 반대로 어린아이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제일 무시당하는 사람일 거야. 근데, 하나님 나라에서는 이걸 거꾸로 바라보면 된단다.
누구든지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연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낼 줄도 알고,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더 높고 크게 바라보고 신기해하며 늘 질문하고 배우려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이 하나님 나라에서는 최고로 대접받는단다.”
(격이 있는 헬라어-신약성경의 언어-에서 ‘아이’는 남성, 여성도 아닌 중성 명사, 곧 물건취급을 받는 존재였음...ㅠㅠ)
* 예수님의 얘기는 계속됩니다. “더 나아가서 세상에서는 무시되고, 심지어 여자아이로 태어나면 걍 짐승의 밥으로 던져버리기도 하는, 그런 어린아이를 영접하면(기꺼이 사랑하고 인격으로 대접하고 받아들이면), 이건 바로 하나님나라의 왕인 나를 영접하는 거야.”

2. 제자들의 뿌리 깊은 세상적 가치관을 완전히 갈아엎으시기 위해 아예 작정하신 예수님
* 제자들이 받았을 충격이 얼마나 클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까? 완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거죠.  
* 근데 예수님은 이왕 칼을 뽑으신 김에 제자들 마음속에서 세상 질서에 대한 뿌리를 완전히 뽑으시기로 작정하신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엄청 쎕니다.
* “누구든 이 어린아이 중 하나를 홀대해서 걸려 넘어지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맷돌을 목에 매고 깊은 바다에 빠져 죽는 편이 나을 거야. 왜냐면 영원 불속에 들어가야 하거든...”
* “영원 불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손이 범죄 하면 찍어버리고, 눈이 범죄 하면 뽑아버리는 게 더 나아..”
* 이때 ‘범죄 함’은 서로 남을 짓밟고 일어서서 권력을 휘두르려는 세상의 질서를 염두에 두신 게 틀림없겠죠?
* ‘지극히 작은 아이 하나를 실족케 하는 것’, 가진 게 없다고 무시하고, 실력이 떨어진다고 얕보고, 못생겼다고, 언변이 딸린다고 왕따시키는...  반대로 자기가 다 가졌다고 오만방자, 무례한 것...
* 이런 행동이나 마음이 내 속에서 일어나면, 걍 연자맷돌(소나 말이 돌리는 큰 맷돌) 목에 매고 깊은 바다에 빠져 죽는 게 낫다는... 왜냐면 영원히 섭씨 1000도씨 불가마 사우나 해야 하거든...
* <주의> 여기서 사용된 말씀은 과장법이라는 거~~ 실제로 맷돌 매거나 손발 찍어버리면, 이건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한편, ‘영원 불 속’역시 사람들 속에 자리 잡고 는 심판과 징벌에 대한 이미지를 그냥 사용하신 거지. 실제로 마지막 심판 뒤에 지옥 불에 던져진다고 신학화하거나 교리로 확정할 성질의 얘기는 아니라는 거~~

3.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한 사람의 중요함
* 제자들 마음을 확 불사르신 예수님, 이제 제자들 마음에 새로운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심어주십니다.
* “하나님은 백 마리 양 떼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나머지 아흔아홉을 두고서 그 길잃은 한 마리를 찾아서 온 산을 헤매시는 분이야. 그 한 마리를 찾으면, 다른 양보다 오히려 그 한 마리로 인해 엄청 기뻐하시거든. 그러니, 너희 중에 이 작은 사람 하나라도 망하는 걸 결코 원치않으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야.”

* 참, 효율성으로 본다면, 완전 꽝이신 하나님! 하지만 하나님 마음에 이 세상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당하고, 돈도 힘도 없어서 살 희망마저 잃어버린 한 사람을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보듬고 계신지 그 마음이 짠~하게 다가옵니다.
* 반대로, 평소 내 마음속에 얼마나 이 세상이 심어준 기준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지... 참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제자들이 이 시점에 이런 논쟁을 하다니... 하고 나무랄 게 못된다는...ㅠㅠ
* 가족 안에서 자식들을 바라보면 서로서로 다를 뿐이지 누가 잘났고 못났고가 없이 그저 다 소중한 내 새끼들인 걸...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는 마음도 그렇구요. 내 마음에 하나님 마음과 눈을 갖고 교회와 이웃과 세상을 바라봅니다. 아니 한 사람, 지금까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만큼 무시당하고, 아픔을 견디고 있는 한 사람을 바라보고 보듬고 기도합니다.  

Ps. 오늘도 몸이 좀 시원찮아서 녹음은 건너뜁니다. 널리 양해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