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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VF영성식탁/[시심묵상]하창완목사의 '맑은물소리'

<2023년01월09일(월) 출2:11-15 큐티목소리나눔> “모세의 방 탈출, 정체성에 대한 자각”

<2023년01월09일(월) 출2:11-15 큐티목소리나눔>
“모세의 방 탈출, 정체성에 대한 자각”

1. 모세가 궁을 나와 히브리인들에게로 가다.
* (행7:23 스데반이 설교하던 내용, 그는 히브리 전승을 따라 얘기했다) 전승에 따르면, 모세의 나이 대략 40세라고 하는데, 이때야 비로소 모세는 마음을 정하고 자신의 동족 히브리인들을 찾아갔습니다. 어쩌면 궁을 나왔다고 해야 할까요?
* 그동안 모세가 지냈던 왕궁 생활, 꼭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거라. 로마인들하고 달리,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민족에 대한 차별이 강했고, 특히나 아모리족(힉소스 왕조)를 내쫓은 이후라 더욱 민족적 포비아 감정이 최고조를 찍고 있었던 상황이지 않습니까?
* 이런 환경 속에서 그는 꽤나 오랜 세월을 내적 갈등을 겪으며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살았던 거죠. 비록 공주의 양자이기는 하지만, 이게 생명을 보호해주는 장치, 교육받을 기회 제공, 잘 먹고 잘 입고 살 수 있는 정도, 뭐 이런 거였지, 그 안에서의 차별, 왕따 등은 피할 수 없었을 거라는..
* 암튼, 그는 40세쯤 되어서야 비로소 결심하고 동족을 찾아 왕궁을 떠난 것 같습니다.

2. 히브리인들의 실상을 보고 충격받은 모세
* 그가 목격한 동족들의 삶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히브리인들이 집단노역에 동원되어 이집트인 감독관에게 어떻게 처참하게 시달리는지, 그 참혹한 현실을 직접 목격하게 된 겁니다.
* 갑자기 울컥해진 모세, 히브리인들에게 매질하던 감독관을 향해 냅다 호통치며 달려갔을 거라, 지금까지 왕궁에서 익숙한대로 자기가 명령권자라 생각한 거죠..
* 하지만, 상황은 모세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비록 옷은 남다르게 입었을지라도 한눈에 히브리사람인 걸 알아본 감독관,
“넌 도대체 뭐야? 어디서 굴러먹다 온 개뼈다귀가 소리를 치는 거야? 확 이걸 그냥~~”
“뭐야? 난 이집트 왕자 모세야. 너 소속이 어디야? 관등성명 대봐!”
“어쭈구리...”
뭐, 이쯤 대화가 진행되다 걍 엉켜 싸우고, 와중에 근로감독관 나자빠지고, 순식간에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아무도 못 본 것 같으니 일단 모래 안에 시체를 감추고...
* 근데, 그 근로감독관에게 맞고 있던 히브리인도 있었을 거고, 공사장에 보는 눈이 수두룩할 텐데... 암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모세는 동족 찾기 투어를 계속합니다.

3. 히브리인들끼리의 다툼을 말리다가 알게 된 사실.
* 다음 날, 동족들을 다시 찾은 모세, 히브리인들끼리 싸우는 걸 말리게 되었는데,
  “마! 고마 해라! 매 맞는 거는 이집트 감독관한테 마이 무따 아이가! 우리끼리 이라믄 우짜노?”
  “머라? 이노마가, 니 왕궁에서 컸다고 우리 위에 있다 착각하는가 보재? 머? 어제 이집트 감독관처럼 우리도 직일끼가?”
* 순간, 모세는 일이 커진 것을 알아차렸고, 동시에 파라오도 보고를 받고 모세를 체포하라 하였을 거고..
* 모세는 급히 몸을 피해 이집트 국경 너머 미디안 광야로 탈출하게 되었는데...
* 미디안 광야는 이집트에서 가나안에 이르는 시나이반도 전체를 막연하게 지칭하는 듯합니다.

****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찾아 결심하고 방 탈출을 행한 모세, 뜻하지 않은 여러 사건에 연루되면서, 결국 타국 망명까지... 참 인생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네요...ㅠㅠ
* 모세가 히브리인들 싸움을 말릴 때나, 이집트 감독관을 쳐 죽일 때나, 그가 히브리인들의 민족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단지 왕궁에서 보고 배운 식견, 이른바 편안하고 상식적 삶의 태도를 바깥 노가다판 인생들이 사는 현장에서 그대로 표현했다가 왕창 뒤집어쓰게 된... 뭐, 그런 얘기 같지 않나요?
* 근데, 이 모세의 방 탈출기, 왕궁 탈출기를 히브리서에서는 “믿음으로 모세는 이집트 공주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기를 거절했다. 믿음으로 하나님 백성의 학대받는 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라고 표현합니다(히11:24-26).
* 이게 진짜 중요한 겁니다. 모세는 이때 자신이 누구인지 지금까지 알던 방식과는 다른 차원으로 자각하고 그걸 실천에 옮기게 된 거죠. 이런 모세, 그의 첫출발, 열렬히 응원합니당~~!!

*** 우리 인생 가운데 모세처럼 방 탈출을 경험할 때가 아마 첫 직장을 갖게 되었을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학교 공부가 힘들긴 해도 그때가 좀 편한 때라, 일단 사회로 나오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끽소리 못 하고 비정규직, 열정페이, 등등 다 감내하게 되는 직장 생활, 노예같은 생활이 이어지게 되는데.. 처음엔 멋도 모르고 모세처럼 좌충우돌하게 될 수밖에...
* 근데, 이 배움은 젊은 시기만 해당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인생의 어느 시기든 그때마다 배워야 하는 게 있고, 그때 그걸 못 배우면, 나이 들어서도 꼭 그걸 더 큰 값을 치르고 배워야 하잖아요? 결국 미디안에서 40년을 고생바가지 속에 살아가게 되는 모세처럼, 우리 역시 생고생해가면서 인생을 배워가는 거죠...  참, 슬프다 그쵸?...ㅠㅠ
* 한편, 신앙의 여정도 그런 것 같아요. 자라가면서 꼭 그맘때면 그때 찾아오는 시험, 배울 거리가 있어서 값을 치러가면서 배우고 넘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 하지만, 이 시기를 하나님은 모세처럼, 우리의 믿음이 자라나가는 시기라고 보고 계신다는^^ 그래서 힘을 내고 용기를 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 보는 거죠. 그러다 그게 뜻대로 잘 안 되고 험한 꼴 당하더라도 그만큼 인생과 신앙을 배우는 거니까요. 하나님이 이런 실패와 아픔마저도 보듬어서 가장 좋은 것으로 만들어주실 거라 믿고 말예요..

* 우리가 지금 인생의 어느 순간을 통과하든 상관없이, 하나님 백성으로서 성숙도에 따라 배워야 하는 것들을 모세처럼 이렇게 좌충우돌, 뜻하지 않은 불운의 연속,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양식과 너무나 다른 세계관에 따른 내적 갈등을 겪어가면서, 그동안 내가 배운 신앙은 어쩌면 지식 위주였는지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내가 아는 걸 삶으로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배우고, 또 그걸 넘어서면서 성숙해 가고.. 그러면서 하나님과 그이 나라를 더 깊이 알아가게 되고~~
* 그렇게 살다 어느날 문득 지난 내 삶 가운데 이런 시기가 있었다는 추억이 떠오르면, 모세도 그랬지.. 그러면서 자신을 다독여주고~~ 그렇게 너그럽게 자신을 사랑하고,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런 아름다운 날이 이를 거라는 소망을 갖고 오늘 주어진 과제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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